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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고 토론하고 사랑하고



토론에 목말라 있습니다. 정치경제학 그리고 뉴미디어와 관련한 이슈라면 언제든 말을 걸어주세요. 메일 : dangun76@gmail.com



Published: Wed, 13 Dec 2017 06:15:47 GMT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말의 폭력성

Mon, 08 May 2017 04:48:40 GMT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민주주의에서 국민들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 - 조제프 드 메스트르(Joseph de Maistre)

요즘 유난히 이 문구를 자주 만난다. 벌써 몇 번째다. 솔직히 불편하다. 맥락상 해석하면 시민의 무지를 들먹이는 용도로 동원된다. 현 정권을 뽑아준 무지한 시민 때문에 비극과도 같은 사건들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기 위해 이 인용구를 무사의 칼처럼 휘두른다.

답답한 마음, 이해는 된다. 허나 너무나 위험한 발언이다.

조제프 드 메스트르(1753~1821)가 누구던가. 프랑스 혁명에 반대하며 절대 군주 정치와 교황의 절대권을 주장했던 이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프랑스의 전통주의, 국가주의 철학의 대표적인 사상가이다. 말이 좋아 국가주의자이지 반동주의적 이념으로 대표된다. 이를 테면 수구의 원조격이다.

그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프랑스) 혁명이란 역사적 연속성의 불행한 단절이며 가톨릭 전통에서의 그러한 이탈 행위는 반드시 제압돼야 한다."

이나미 박사는 '수구이념의 특징: 보수이념과의 차이를 중심으로'(2009)에서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버크와 달리 드 메스트르(Joseph de Maistre)는 반동주의자로서 군주제와 권위주의를 옹호했다. 우리 역사의 수구파 역시 군주제를 옹호했는데 그 이유는 군주제가 공화제보다 더 공정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반동주의의 특징은 수구 이념의 특징과 동일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나미 박사는 보수주의와 반동주의를 명확히 구분한다. "반동주의 역시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의로서, 이러한 반동주의의 내용은 개혁을 일부 수용하고자 하는 보수주의와 구별된다"는 것이다. 드 메스트르는 그 반동주의자였다는 사실을 꼭 유념하자.

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해 반민주주의자의 코멘트를 인용한다는 건 나가도 너무 나간 꼴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자.

"많은 사람들이 그 나라 정치는 그 나라의 시민 수준에 불과하지 시민 수준이 이런데 정치가 좋아질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하지만 정치학의 출발은 좋은 정치가 좋은 시민들 만든다라고 하는 생각 속에 있습니다.

... 중략 ...

백년 전의 스웨덴을 보면 유럽에서 가장 교육수준도 낮고 가장 못 배웠고 문화라고 하면 거의 술 많이 마시는 문화가 있을 정도였다. 그 사이 스웨덴의 사회도 바꾸고 시민성도 이렇게 달라지게 만든 건 스웨덴의 정치가 역할을 크게 했다."(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http://openlectures.naver.com/contents…)

시민이 무지하고 무식하다는 이야기 성급하게 꺼내들지 말자. 시민의 일상적 삶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굴러가지 못한다. 삶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건 정치의 몫이다. 무지한 정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정치를 비판해야지 시민의 무지함을 탓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자신의 편이 당선되면 시민이 위대하고 반대 편이 당선되면 시민이 무지하다고 하는 아전인수, 아무리 봐도 너무 위험한 발언이다.




'마스터 알고리즘'을 읽고

Tue, 10 Jan 2017 09:16:22 GMT

두뇌의 역설계는 가능한 여러 가지 시도 중의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이것이 필연적으로 가장 유망한 방법도 아닌 까닭은 두뇌가 복잡한 현상이고 우리는 두뇌를 해독하는데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가 마스터 알고리즘을 알아내지 못한다면 특이점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70쪽)

MIT 대학 교수이며 인공지능 선구자인 마빈 민스키는 이 진영의 유력 인사다. 민스키 교수는 머신러닝이 지식공학의 대안이라는 것에 회의적일 뿐 아니라 인공지능에서 보편화라는 아이디어를 적용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회의적이다.(80쪽)

인간의 직관은 데이터를 대체할 수 없다. 직관은 사실을 모를 때 사용하는 것이고 당신은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직관이 중요하다. 하지만 증거가 눈앞에 있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86쪽)

 




새 수익모델, 언론사가 관심 가질 영역들

Wed, 20 Jul 2016 04:39:09 GMT

언론의 영향력 혹은 힘은 표적 수용자(Targeted Audience)를 콘텐츠로 흡인해 특정 행위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제어하는 데서 생성된다. 수익모델도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광고라는 보편적 수익모델은 언론이 콘텐츠를 매개로 오디언스를 불러들인 뒤 이들이 광고에 집중하게 하면서 작동하게 된다. 

언론의 비즈니스 위기는 1단계, 정보의 과잉 생산으로 콘텐츠의 흡인력이 떨어졌고, 2단계 표적 수용자를 모을 수 있는 전략이 부재했으며 3단계, 특정 행위를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 몰입도가 낮아져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비즈니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원론적일지도 모르는 콘텐츠, 콘텐츠를 외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해법은 간단치 않다. 정보의 과잉은 곧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과잉을 말한다. 뉴스라는 좁은 범위의 콘텐츠 영역을 넘어 음악, 웹툰, 동영상 등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뉴스는 경쟁사 뉴스뿐 아니라 웹툰, 음악과 경쟁해서 주목(Attention)을 빼앗아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극적인 제목 경쟁이 펼쳐진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2와 3단계를 실현해내지 못한다. 표적층을 데려오지도 그렇다고 이들을 몰입시켜 특정 행위로 연결시키지도 못한다. 비즈니스는 어려워지고 수익은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고품질의 콘텐츠만 제작한다고 여건이 나아지진 않는다. 콘텐츠 몰입과 동시에 수용자 행위 제어가 가능해야 하는데 언론사는 이것에 익숙하지 않다. 게다가 비용을 지불하는 광고주나 고객들의 요구 사항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단순히 광고를 보게 하는데 멈추지 않고(CPM) 클릭하게 하거나(CPC) 구매하게 만들 것(CPA)을 요구한다. 수용자를 모아오는 것도 쉽지 않은 판에 구매까지 요구하니 언론사들은 답답해한다.

협력의 필요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언론사는 표적 수용자를 모아오는 역할을 맡고, 행위 제어는 파트너가 맡는 분담 체계가 설득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쿠킹 섹션의 식재료 패키지 판매 모델은 여기에 해당한다. 언론사는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 협력 레이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과의 협력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실현해가는 접근이 단기적으로 실익이 크다.

(image)






구글 뉴스랩 도쿄 서밋, 한국 언론의 고민과 해결 방안 아이디어

Mon, 04 Jul 2016 04:29:50 GMT

아래는 2016년 6월23일 일본 도쿄 롯본기 소재 구글 재팬 사무실에서 열린 '구글 뉴스랩 도쿄 서밋 2016'에서 한국 언론사 담당자들이 논의한 결과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토론에 앞서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의 발제가 있었고 이미진 뉴스랩 펠로의 경험 사례 발표도 진행됐습니다. 요약은 제가 했습니다.


(image)


한 가지 전제 : 한국 뉴스 소비의 특수한 환경에 대한 이해


오전 로이터 연구소 통계를 보면 한국이 검색을 통한 뉴스 소비가 높다는 것에 대한 맥락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직접 쿼리를 입력해서 뉴스를 검색하는 적극적 소비행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 뉴스 소비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네이버, 다음)에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가 있다. 주로 연예인들의 가십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것이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원천이었다. 지금은 조금 줄어들고 있다. 포털-퍼블리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서 제재를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이것이 어뷰징을 양산한다.

한국 뉴스미디어들의 질문과 고민

어제 토우 센터의 에밀리 벨이 CJR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 Who owns the news consumer였는데요. 한국 언론사들의 고민이 바로 이것과 같았습니다.

1. 기술과 뉴스 소비 패턴이 급변하고, 분산적인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언론사들이 어떤 대응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1-1. 20대, 젊은 독자층을 어떻게 다시 데려올 것인가
1-2. 수익 기여가 가능한 공간(자사 웹사이트, 외부 플랫폼)으로 어떻게 독자를 유도할 것인가(거대 플랫폼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전략으로 해결할 것인가

1. 젊은 오디언스에 대한 분석과 이해

  • 20대 타깃의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다는 믿음과 실제 만들어서 성과를 내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 뉴스는 지금 뉴스뿐 아니라 경쟁하지 않고 웹툰, 영화와 경쟁하고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 뉴스랩 펠로 학생의 발표처럼, 메신저 등에서 나타나는 20대 커뮤니케이션 문법을 관찰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 40대 이상을 위한 뉴스는 잘 만들 수 있지만 10~20대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해 자문해야 한다. 그 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 mic.com처럼 타깃 독자들의 소득까지 세밀하게 분석할 정도의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춰야 한다
  • 다른 의견 :
    • 젊은 층을 못 잡는 것이 아니라 잡을 수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전략을 내리는 결단을 중요한 것이다.
    •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우선이지 전달 방식에만 집중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2. 멀티브랜드 전략
  • 현재 레거시 브랜드로 20대 등 타깃 독자층을 잡기 어렵다
  • VOX Media처럼 타깃 독자에 적합한/특화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해야 한다
  • 다른 의견
    •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비용 등 고려) 어려울 수 있다
3. Page One 전략의 혁신
  • 현재 모바일 웹/앱의 Page One 전략에 반성이 필요하다
  • 지금은 모바일 Page One은 신문 첫페이지의 복사판이다
  • 각 언론사 독자들의 선호에 최적화한 알고리즘 기반의 뉴스피드식 배열도 아이디어다(NewsPicks처럼)
  • 이를 위해서 대량의 데이터 분석에 대한 기술적 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
  • 다른 의견
    • 이 경우 알고리즘 개발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 다음처럼 이미 알고리즘으로 운영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4 새로운 독자 유입에 따른 수익 모델 개발
  • 현재의 레거시 수익 모델을 확장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 WP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처럼 전혀 다른 DNA에 의한 접근이 필요하다
  • 과감하게 저품질 네트워크 광고를 걷어낼 필요가 있다
  • 왜곡된 광고 시장, 포털 위주 뉴스 소비를 고려한 한국적 상황에 맞는 수익 모델 개발 필요하다
  • 다른 의견
    • 임프레션 기반의 네트워크 광고 수익 모델에 의존하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니키 우셔 논문 '혁신 행위자로서 뉴스 스타트업'

Tue, 21 Jun 2016 00:28:51 GMT

니키 우셔(조지워싱턴대 부교수)의 2015년 논문입니다. 니키 우셔는 CJR 필진으로 활동했던(지금도) 젊은 뉴미디어 연구자입니다. 저와 관심사가 비슷해서 평소 쓰던 글에 관심을 가지고 있긴 했더랬죠.

그런데 '혁신 행위자로서 뉴스 스타트업'. 딱 제가 좋아할 만한 제목을 달고 논문을 발표했더군요. 오늘 자신의 academia 사이트에 올렸더라고요.

도입부와 결론부만 먼저 읽었습니다.

분석 대상 뉴스 스타트업은 10개 : ▲Circa, ▲First Look, ▲FiveThirtyEight, ▲Inside, ▲Matter, ▲Vocativ, ▲Ozy, ▲Vox ▲Summly ▲Blendle.

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를 받은 적이 있는 뉴스 스타트업으로 케이스를 좁혔답니다. 분석 대상은 사이트에 게재된 회사 설명, 비전 등이고요. 블로그에 있는 것도 긁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manifesto라고 정의해서 분석했더군요.

결론부에 이런 얘기를 써놓았습니다.

"저널리즘 영역을 대체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이들 뉴스 스타트업들은 공공을 위해 더 나은 저널리즘을 만들어줄 새로운 형태의 프로덕트로 더 깊은 저널리즘의 목표를 갈망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열망과 이해를 간직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그들의 선언문은 더 세련된 조직과 프로덕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탁월한 기술적 기량을 활용함으로써 저널리즘과 기술의 경계를 다시금 상상해보려는 열망을 잘 드러내고 있다."(14쪽)

좀더 자세히 읽어보고 정리해야겠네요.



세넷이 추천하는 협력을 위한 대화법

Fri, 10 Jun 2016 06:06:55 GMT


리차드 세넷은 ‘투게더’에서 대화적 대화(dialogic coversation)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그리고 그 대칭점에 합의에 이르는 대화법을 의미하는 변증법적 대화를 위치시켰다. 대화적 대화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합의를 공유하는 데까지 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인식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 대화다. 세넷은 무엇보다 대화적 대화가 가능하려면 “단정하는 태도를 삼가는 것”(54쪽)이랬다.

세넷이 대화적 대화를 이 책 전체에서 수시로 강조하는 이유는 협력 때문이다. 투게더 자체가 공동체의 협력을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팁을 현란한 수사와 문자, 해박한 지식으로 표현한 수작 아니던가. 협력과 조직화를 위해 세넷이 좌파에게 던지는 메시지기도 하다.

요즘 들어 대화가 참으로 어려운 상황 앞에 자주 마주하게 된다. 아마도 내 탓이리라. 그간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누군가와 대화할 때, 단정적 표현을 피하기 위해 ‘생각한다’라는 말꼬리를 붙이겠노라 노력해왔다. 벌써 수년째지만 다른 생각, 단정적 표현을 만나면 이내 흐트러지곤 했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목에 핏대 세우며 단정적으로 주장을 펴는 습관, 반박을 위해 거친 톤을 동원하며 쏘아붙이는 화법. 이 모든 나의 그릇된 대화 습관들이 세넷이 말한 대화를 막는, 그래서 협력을 방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반성한다.

리차드 세넷은 팁으로 공감보다는 '감정이입’을 주문했다. 대화적 대화를 위해 가정법을 써보라는 제안이다. “아마 나라면” “내가 너라면 이렇게”이런 등등의. 또다시 훈련에 돌입해볼 참이다. 단정적 표현에 익숙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투게더를 꼼꼼하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아참, 투게더는 실용서 아닙니다. 전작 '장인'만큼이나 명저입니다.



아랑 게시판의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비판글을 보고

Wed, 30 Dec 2015 00:24:31 GMT

아랑에 가서 읽어봤습니다.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지원자를 선별하는 과정 내내 '어떻게 하면 기회를 함께하지 못한 분들이 상처 입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1차, 2차 단계별로 심사 과정을 블로그로 투명하게 공개했던 것, 그리고 메신저로 들어오는 질문들도 가능하면 빠지지 않고 답변해 드렸던 것, 모두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했다면 저를 포함한 운영진들의 책임일 것입니다.

"뉴스의 미래에 대해 수없이 고민을 하면서 면접에 들어갔던 제 자신이 한심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라는 문구를 접하곤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분들과 이 기회를 함께 나누지 못한 건 아쉽습니다. 혹시라도 그 고민과 열정을 꺾어놓은 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대신, 한 가지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국내 언론사들이 저널리즘의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에 머물러있는 건 뉴스의 미래를, 저널리즘 혁신의 비전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국내 언론 현장에는 뉴스의 미래와 혁신을 수년 전부터 탐색해왔던, 탁월한 식견을 토해내는 건강한 저널리스트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이 탁견을 현장에서 구현해낼 수 없었던 것은 고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행할 주체와 집단, 조직이 뒷받침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뉴스랩 펠로우십의 목표를 처음부터 '언론사와 학생들이 함께 협업해 뉴스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 뉴스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혁신의 실험실'이라고 설정했던 것도 그 이유입니다. 현재 국내 언론사가 직면한 '실행의 위기'를 넘어서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프로그램의 골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입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캔버스, 무한한 가능성의 백지 위에, 기존 스토리텔링의 관습에서 벗어난 새로운 뉴스 모델을 그려가려면 무엇보다 '실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이들의 참여가 절실했습니다. 이를 '스킬'이라고 폄하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실행 능력'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언론사는 실행 능력을 갖춘 인재들과 협업한 경험이 일천합니다. 현재의 채용 구조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학생들도 아닙니다. 반대로 그런 실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은 비전이 불확실해 보이는 저널리즘 영역에 그리 깊은 관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랩 펠로우십은 만나기 어려운 두 집단에 다리를 놓아주는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수천 수만번의 고민을 품고 있더 하더도 그 고민을 현실로 옮겨놓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 고민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0여년 현장에서 배우면서 익힌 경험칙이기도 합니다. 고민의 깊이는 지원서의 에세이로 갈음하고 최종 면접을 실행력과 구현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고민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실행하면서 '뉴스의 미래'를 스스로 체득할 때, 온전히 본인의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 그런 노력을 해온 학생들을 모시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허점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서운하신 분도 있었을 겁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100%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공개된 게시물을 통해 양해를 구했습니다.

덧붙여, 구글코리아는 소액의 장학금을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지원을 주고 있습니다. 장비 구입이나 취재 및 운영 비용 등 상당한 금액을 콘텐츠 제작 비용으로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3개월 동안 굴리려고' 한다는 인식을 처음부터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금도 진심으로 애쓰고 있습니다.

첫번째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있었을 겁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한 분들의 덧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분들 또한 저널리즘 현장에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http://newslabfellows.com/category/notices




언론사 채용 모델의 변화를 기대하며...

Thu, 19 Nov 2015 06:14:05 GMT

바로 오늘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1차 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심사하는 과정에 참여를 했었는데요. 인상에 남을 만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공유를 하려고 합니다.

학생들 능력이 부족하다는 건 편견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종종 듣습니다. 요즘 대학생들 능력이 딱 대학생 수준이라고.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글만으로 선발하는 현재의 채용 구조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논술 아니면 상식으로 대학생들의 실력을 평하고 검증하는 방식이, '모바일 퍼스트'를 논하는 지금 시점에, 과연 적합한 채용 모델인가 다시금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이미 학생들은 영상으로 코딩으로, 데이터로, 인포그래픽으로, 디자인으로, 앱으로 자신만의, 사회적 메시지를 생산하고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스토리텔링도 그 방식에 더 익숙해보였습니다. 포맷도 다양했고, 기법도 기발했습니다. 이들에게 논술과 상식 실력만을 잣대로 제시한다는 것이 디지털 시대를 준비하려는 언론사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그들이 제시한 포트폴리오를 보면서(직접 제작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언론사가 배워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언론사가 그 친구들에게 가르쳐줄 게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저널리즘? 제작 스킬? 기사 작성법? 모르겠습니다. 지금 학생들이 뭉치면 더 훌륭한 미디어(저널리즘/기술 측면 모두에서)를 만들어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들의 메시지는 강렬했고 시선은 따뜻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랬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일부는 전통 기자들을 답습한 듯 훈육적 메시지를 고정된 포맷에 잔뜩 욱여넣기도 했습니다.

생각을 고쳐먹게 됐습니다. 언론사는 인재가 들어오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발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할 때라고. 가장 적합한 최고의 인재를 '모시기' 위해 채용 구조를 어떻게든 뜯어고쳐야할 시점이라고. 그리고 좋은 인재는 언론사 채용의 고정된 풀(언론고시 준비 생) 안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그 너머까지 바라보지 못하면, 필요한 인재와 만날 수 있는 교차점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죠.




과학 욕보인 최형우 교수 ‘포털 편향’ 보고서

Sun, 06 Sep 2015 13:50:05 GMT

최형우 서강대 교수 외 3명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의뢰로 작성한 ‘포털 모바일뉴스(네이버, 다음)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로 논란이 뜨겁다. 새누리당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포털 군기잡기에 나섰다. 총선이 다가왔다는 신호이며 동시에 새누리당의 여론 장악 플랜이 가동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우호적인 여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하거나 혹은 겁박한다. 때론 당근을 던져주며 우호적인 보도를 유도하기도 하고 때론 채찍을 치며 자신들에 불리한 환경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행보를 보인다. 여기까지는 큰 선거를 앞두고 빈번하게 목격되는 풍경들이다. 포털의 뉴스 유통 영향력이 절대적인 최근 들어서는 언론사를 직접 제어하기보단 다루기 상대적으로 쉬운 포털을 겨냥하는 경우가 더 빈번해졌다. 규제의 향방에 따라 포털의 영업이 출렁이는 현실을 정치권들이 그냥 놔둘리 만무하다. 이번 최형우 교수의 보고서도 이러한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해볼 필요가 있다. 최형우 교수의 보고서는 그 목적이 포털의 편집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볼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그 작업의 근거나 권위의 대체물로 삼기엔 보고서의 품질이 생각 이상으로 낮다. 최소한의 권위를 갖기 위한 과학적 방법론을 무시함으로써 보고서로서의 기본적 신뢰를 잃어버렸다. ‘함량미달‘이라는 수식어가 적절한 축에 속한다. 그 이유를 하나씩 검토해보면. 2.8MB 수집이 빅데이터일까 최 교수는 보고서 제목에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적고 있다. 물론 이 표현은 논문 요약문에도 몇 차례 언급된다. ’빅데이터’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지하면서도 관심이 높은 정치인들을 교묘하게 유혹하고 있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이 데이터 규모를 두고 빅데이터이라는 표현을 명시하면 업계에선 ‘사기꾼’이라는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보고서 2페이지를 보면, 최 교수는 분석 기간 6개월에 이어 수집 샘플을 명시하고 있다. 그대로 옮겨 적으면 “수집샘플 : 50,236개(daum 19,754개, 네이버 30,482개) - 샘플 수집 방법 : 30분을 기준으로 모바일 뉴스 페이지에 접속하여 해당 뉴스 콘텐츠 제목을 수집하여 분석“ 이어 분석 유목으로 “뉴스 콘텐츠 제목과 출처(모바일 페이지에 올라온 제목을 그대로 사용)”이라고 적고 있다. 쉽게 말해 수집한 데이터는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웹인지 앱인지조차 모호, 앱이라고 가정)앱 첫화면에 게시된 뉴스의 제목 50,236건을 수집한 것이다. 강조하지만 제목이지 본문이 아니다. 다만 여기에 해당 뉴스를 작성한 언론사 데이터를 더했다. 일반적으로 한글 1음절은 2byte로 구성된다. 여백은 1byte. 포털 뉴스 제목의 최대치는 많이 잡아도 30음절이다. 여백 없이 제목을 꾸몄을 때다. 따라서 제목 한 건의 최대치는 대략 60byte라 할 수 있다. 60byte 제목 50,236건을 수집했으니 대략 3,014,160byte를 모았다고 볼 수 있다. 1KB=1024byte로 전제하고 계산해보면 이들이 수집한 용량은 불과 2.8MB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최 교수가 본문 내용까지 수집했다는 내용은 보고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본문을 분석한 내용도 보고서에 발견할 수 없다. 기사에 포함된 각종 메타데이터, 이미지나 동영상을 포함한다면[...]



전통적인 혼례의 절차

Wed, 05 Aug 2015 08:36:52 GMT

1. 의혼(議婚) : 중매인을 내세워 양가의 혼인 의사를 의논하는 절차다. 가례 등에서 규정한 내용을 보면 중매인을 통해 의사를 타진한다. 조선시대엔 가문의 명예와 지체를 매우 중시했기에 당사자보단 중매인을 통해 의혼을 진행했다. 혼담이 오간다는 말이 바로 의혼에 해당한다. 청혼은 가문의 몫이었지 지금처럼 남녀 당사자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 납채(納采) : 신랑 측에서 신부 측에 혼인을 최종 결정했음을 알리고 신부 측 의사를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3. 연길(涓吉) : 청기라고도 한다. 신랑 측에서 먼저 혼인 날을 정해달라고 요청하는 서간을 보내면 신부 측에서 길일을 정해 간지에 써서 보낸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은 신부집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때문에 연길은 신부측의 의사를 존중해왔다고 한다.
4. 납폐(納幣) : 신랑 측이 혼인 전날 신부집으로 혼수함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예물로 청홍 채단을 보내는데, 청색은 홍색지에, 홍색은 청색지에 싸서 함 속에 넣는다. 누가 왜 보내는 예물인가를 정중하게 쓴 혼서지를 얹는다. 예물은 아무리 많아도 열 끝을 넘을 수 없었다고 한다.
5. 초례(醮禮) : 말 그대로 혼례를 올리는 절차다.
6. 우귀(于歸) : 신부를 신랑 집으로 데려오는 혼례의 마지막 절차. 중국 혼례에선 초례를 신랑집에서 치르기에 우귀례가 존재하지 않는다.
혼서의 종류
1. 납채서 : 납채서는 일종의 의혼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납채서를 보내기 이전에 신랑측에서 중매인을 통해 신부측의 의사를 타진하고 승낙을 얻은 후에 납채서를 보냈을 수 있다.
2. 납페서 : 신랑측은 청혼한 뒤 신부측으로부터 허락하는 연락이 오면 곧바로 신부측에게 선인들의 예절에 따라 폐백을 보냈는데 이를 납폐서라 했다. 일반적으로 예서에는 납채와 납폐를 달리 구분하고 있지만 조선시대에 실제로 작성된 납폐서를 보면 조선 시대인들은 납페와 납채를 혼동하거나 혹은 이를 같은 의미로 이해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3. 경첩 : 신랑과 신부가 초례 즉 혼인식을 치르기 전에 양가의 부모들은 당시의 풍습에 따라 사주팔자를 보거나 무당에게 길흉의 점을 쳤다. 신랑과 신부 양측에서는 서로에게 사주를 적어서 보내주기를 요청했다.
4. 연길단자 : 일반적으로 경첩을 신부 측에서 받으면 이를 가지고 초례의 날짜를 정했는데 이를 연길이라 했으며 이를 기록하여 신랑 측에 전달한 문서를 연길단자라 했다.
5. 의양 : 신부 측으로부터 의제(衣製) 요청을 받으면 신랑측에서는 의양을 적어 보냈다. 옷을 만드는 것은 주로 아녀자들이 많았기에 의양은 대부분 한글로 작성되는 것이 특징이었다.
내용 발췌 : 전경목. 중국과 한국의 민간 혼서 비교 연구. 세계한국학대회.(몇 년인지는...)